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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유리의 쇼핑레터

가을 하객룩 그리고 그 옷 일상에서 입기

필요해서 산 하객룩 한 번 입고 방치하고 싶지 않을 때
 
* 본 포스트는 2020년 10월 6일에 발행되었던 <최유리의 쇼핑레터> 과월호입니다. 
 
봄/가을에 결혼식에 참석할 일이 종종 생기곤 하죠. 아무리 펜데믹이라 하더라도요! 하객룩만 소개해 드리는 건 재미가 없을 것 같아서 하객룩 속의 아이템을 드레스다운해서 일상에서 활용하는 법 알려드리려고 해요. 
 
당삼채 배색의 하객룩
오늘은 (구노 나오미의 <다양한 분야에 도움이 되는 배색사전> 중에서 '당삼채' 배색으로 레터를 시작합니다. 은근 인기 많은 배색이에요. ^^ 아무래도 톤인톤 배색이라 눈이 즐겁구요, 우리나라 가을 색상과 비슷하더라구요. 산이나 바다를 낀 곳이라면 더 그럴 것 같아요. 가을을 연상시키는 배색으로 먼저 하객룩을 만들어 봤어요. 벨벳이라는 소재는 소재 자체가 주는 화려함 때문에 하객룩으로 선택하기 좋은 아이템이에요. 벨벳 스커트와 벨벳 배색 블레이저로 토털룩을 만들어봤습니다. 상의는 언제나 그렇듯 화이트 계열로 선택했어요. 상의의 경우 디테일 욕심을 버리면 여기저기 매치하기 정말 편하답니다. 디테일 욕심은 상의 말고 다른 곳에서 맘껏 표출하셔도 되거든요. 
스커트 + 펌프스는 너무 뻔한 매치라('반대의 법칙'에 어긋나서) 제가 별로 선호하진 않아요. 대신 굽이 날렵한 스웨이드 부츠를 매치해 봤습니다.  발목의 곡선을 살짝 부츠로 가려줌으로 인해서 토털룩이 너무 여성스러워지는 걸 피하는 스타일링 방법이에요. 
 
스커트와 바지 모두에 어울리는 부츠를 소개해 달라는 요청이 있었어요. 평소 입으시는 하의가 어떤 라인의 스커트인지, 핏이 어떤 바지인지 따라 어울리는 부츠는 다르답니다. (9월에 신발 매치법을 다루지 못해서 10월 중에 신발 매치법 꼭 알려드릴게요.)
 
벨트를 두르지 않아도 되지만 굳이 둘러준 이유는 비율을 맞추기 위해서 + 확실히 드레스업했다는 인상을 주려고 입니다. ^^ 귀걸이가 너무 예쁜데요, 타니바이미네타니의 같은 라인 팔찌와 반지도 탐나더라구요. 그러나 이런 세트는 한 번에 걸치면 투머치가 발생한답니다. 같은 디자인으로 귀걸이 + 팔찌는 서로 거리가 머니까 괜찮아요. 그러나 같은 디자인 주얼리로 귀걸이 + 목걸이는 피해 주세요.
 
당삼채 하객룩 입고 출근 하기
벨트를 풀고, 신발을 로퍼로 갈아신고 가방을 조금 더 큰 걸로 바꾸기만 해도 드레스 다운이 됩니다. 블레이저가 매니시한 아이템이고 스커트가 그렇지 않은 것이다 보니 이미 둘은 서로 상반되는 것끼리 섞여서 조화를 이루고 있어요. 그래서 이번 콜라주에서는 로퍼와 펌프스 모두를 포함시켜 봤어요. 손으로 신발을 하나씩 가려보시면서 구독자 분들 각자가 '나는 펌프스파인가?' '나는 로퍼 파인가?' 판단하시면 어떨까 하구요. 둘 중에서 뭘 택하든 상관 없어요. 카페라떼에 샷을 몇 잔 넣을 것인가에 정답이 없는 것처럼요. 저는 개인적으로 로퍼파입니다. ^^ 저는 '말괄량이'니까 조금 더 매니시한 게 좋아요.
 
터키석과 골드 배색의 하객룩
하객룩을 만들기 위해 스커트를 둘러보니 언밸런스 플레어 스커트가 굉장히 트렌디하더라구요. 지난 9월호에서도 언밸런스 플레어 스커트 하나 소개해 드린 적 있었죠. 멋진 블루의 펠트 플레어 스커트를 발견해서 하객룩으로 만들어 보았답니다. 화이트 베스트는 예전에 바바닷컴 행사할 때 발견하고 소개해 드린 적 있던 베스트예요. 이번에 새로 베스트를 둘러봤는데 역시 이 베스트가 제일 깔끔하더라구요. ^^ 블라우스는 완전 심플한 걸로 할까 하다가 그래도 하객룩이니 조금은 멋을 내 볼까 해서 시스루 소재에다가 칼라와 소매에 살짝 러플 디테일이 들어간 걸로 택했어요. 룩이 지나치게 여성스러워지는 것을 막기 위해서 백의 스트랩에서 힘을 줬습니다. 스카프로 레오파드 패턴을 더해도 나쁘지 않아요. 다만 얼굴 근처에 프린트가 더해지면 함께 대화를 나누는 다른 하객 분이 시각적으로 부담을 느낄 수 있어요. (소통을 위해 얼굴에서 디테일을 멀리 보내자고 권하는 건 최유리의 스타일링 4법칙 중 '여백미의 법칙'입니다.)
 
터키와 골드 하객룩 입고 출근하기
별로 달라진 게 없다고 생각하실 수도 있지만 ^^ 블라우스가 일단 바뀌었어요. 디테일이 전혀 없는 걸로요. ^^ 그리고 아우터가 트렌치로 바뀌었는데 사실 위의 하객 룩에다가 이번 콜라주의 트렌치를 걸쳐도 된답니다. 베스트는 소매가 없어서 아우터 속에 껴 입어도 괜찮은 아이템이니까요. 간절기엔 이렇게 겹쳐 입을 수 아이템이 멋과 건강 모두를 고려했을 때 참 실용적이에요. 제가 베스트를 자주 권하는 이유는 허리 군살 커버 때문이기도 하지만, 아우터이면서 아우터 같지 않은 아이템이기 때문이에요. 이번 콜라주에서는 트렌치를 벗으면 블라우스와 스커트만 남아서 뭔가 격식을 덜 갖췄다는 느낌이 들어요. 그러나 베스트를 중간에 입고 있으면, 트렌치를 벗어도 격식을 갖췄다는 인상을 준답니다.  
 
이런 미디 스커트에는 헐렁한 부츠보다 슬림한 부츠를 매치하면 좋아요. 부츠 통이 넓으면 자칫 둔탁해 보일 수 있답니다. 위의 하객룩 부츠가 너무 높아서 부담스럽다면, 약간 낮은 부츠를 권하고 싶어요. 우연히 프로모션 연락을 받고 둘러본 24S(프랑스 패션 쇼핑몰)에서 발견한이자벨 마랑 부츠가 생각보다 가격이 괜찮아서 콜라주에 넣어 봤습니다. 
 
내추럴 모던 배색의 하객룩
저라면 누군가의 결혼식에 어떻게 입고 가고 싶을까 생각하다 만들어본 룩입니다. 물론 배색은 조금 더 가을에 충실한 배색으로 맞췄지만요. 10월호가 쇼핑레터 처음인 구독자 분들은 가죽 재킷에서 놀라셨을까요? ^^ 가죽 재킷이라도 지퍼 대신 단추로 장식된 재킷은 포멀한 자리에서 입어도 예의에 어긋나지 않아요. 플레어 스커트는 크롭 재킷과 매치하면 조화로워요. 스커트의 A라인(삼각형) 실루엣과 크롭 재킷의 정사각형 실루엣이 다르기 때문이죠. 
 
이번 콜라주에서 스커트가 참 맘에 들더라구요. 바바닷컴 행사 때 소개해 드렸던 스커트인데 이번에 봐도 역시 좋았습니다. 진주의 우아함을 살짝 흔들어주는 각진 디테일이 들어간 귀걸이는 스커트의 우아한 무드를 현대적으로 마무리해줍니다. 
 
내추럴 모던 가죽 재킷 입고 출근 하기
크롭 재킷은 살짝 바지 통이 여유로운 슬랙스/청바지와 입으면 멋지게 어울려요. 가죽 재킷 너무 멋진데 가격이 사악해서 비슷한 걸로 저렴버전 찾으면 꼭 소개해 드릴게요. 마시모두띠에서 비슷한 게 있긴 했는데 길이가 너무 길어서 패스했답니다.  이번 콜라주의 쇼퍼백은 캔버스와 가죽이 믹스된 가방처럼 보이지만, 모두 가죽이에요. 저는 이런 아이보리와 베이지 배색을 보면 자연으로 돌아간 듯 편안해서 좋아요. 이번 콜라주에서 신발과 가방은 앞의 콜라주에 있던 걸 택해도 돼요. 그럼 슬랙스 하객룩이 완성되는 거죠. 슬림핏 앵클부츠(발목 부분이 붙는 것)은 여유로운 통의 팬츠와 매치하시면 돼요. 반대로 스키니 팬츠에는 발목 통이 여유로운 앵클 부츠를 매치하는 것이 좋아요. 
 
프랑스 국기 배색으로 공작부인처럼
키 큰 분들께 멋지게 어울릴 것 같은 네이비 셔츠 드레스를 발견했는데요, 여기에 레이스 스커트 끝자락이 살짝만 드러나게 하면 드레스 업이 되겠다 싶었어요. 이렇게만 입기가 아쉬우면 또 베스트를 덧입으면 돼요. 이제 쌀쌀해졌으니까 부분적으로 털이 살짝 더해진 베스트 정도는 괜찮겠죠? 버건디색 백과 진주 목걸이, 스와로브스키 시계를 더했더니 공작부인이라도 된 것처럼 화려한 하객룩이 완성됐어요. 제가 좋아하는 룩은 아니지만, 제가 아는 몇 분은 매우 좋아하실 것 같네요. ^^
 
공식적인 행사 배색으로 변형하여 일상룩 입기
프랑스 국기 배색에 베이지/머스터드만 더하면 '공식적인 행사' 배색이 돼요. 마침 그리 길지 않은 베이지 인조가죽 플리츠 스커트가 보여, 일상룩으로 만들어 봤습니다. 스웻셔츠가 탐나더라구요. 이번 콜라주에서 모자 달린 스웻셔츠 매치해도 귀여울 것 같아요.  일상룩이지만, 공작 부인 룩에서 많이 벗어나진 않았어요. 진주 귀걸이와 악어 패턴 백 때문에요. ^^
 
경량패딩만 더해도 일상룩
아웃넷을 둘러보다 토리버치 부츠가 멋져서 콜라주에 넣었는데요, 뭔가 이상하죠? 통이 넓고 긴 스커트에 통이 넓은 부츠를 매치하면 왠지 투박해 보여요. 이런 스커트에는 살짝 슬림한 부츠를 매치해야 어색하지 않답니다. 토털룩에 같은 핏의 아이템이 반복해서 포함되어 있으면 어색하거든요. 저는 이런 걸 핏의 투머치라고 부릅니다. 상차림 할 때도 싱거운 음식만으로 밥상을 채우지 않잖아요. 옷을 입을 때도 마찬가지랍니다. 헐렁한 옷 + 붙는 옷이 섞여 있어야 조화로운 토털룩이 됩니다('반대의 법칙')
 
블랙 슬랙스 입고 출근한 날, 결혼식에 참석한다면
오늘 마지막 콜라주인데요, 트위드 재킷 하나 정도는 나와야 섭섭하지 않으실 것 같아서 만들어본 콜라주입니다. 블랙 슬랙스와 트위드 재킷을 매치할 때 너무 일하다 왔다는 인상을 주지 않기 위해 프릴 디테일이 있는 블라우스를 이너로 매치해 봤어요. 레드 백을 재활용하려다가, 레드 백이들어간 콜라주는 앞에서 보여드렸으니까 이번엔 레드 슈즈를 넣었습니다. 레드처럼 채도가 높은 색은 얼굴에서 먼 곳에 부분적으로 매치하면 부담이 덜하게 소화할 수 있어요. 
 
귀걸이는 심플한 걸로 매치했어요. 칼라에 프릴이 있으니 귀걸이가 화려하면 산만해 보일 수 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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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호에서 소개된 상품이 대부분 품절이라 아쉬워도 실망하긴 일러요. 옷장 속 잠자는 옷을 살리는 법은 쇼핑레터 지난호 콜라주에서 배울 수 있으니까요.